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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페도의_노래

페도의 노래

선착장 안으로 그의 배가 끌려들어가자, 아우두반(Auduban)은 상자를 들고 배에서 내렸다. 그는 이 시점에 거의 똑바로 생각할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타오르는 빛을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걸리지를 않기를 바라며 세관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는 상자를 열만한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공장소를 원했다.

세관원들은 곧바로 그를 멈춰세웠고, 그를 옆으로 끌어냈다.

그들은 그에게 상자 안에 무엇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그럴 듯한 말을 생각해내려 애쓰며 그들을 응시했다. 그가 결국에 뭐라고 무심코 말했든간에 충분하지 않았다. 세관원 중 한 명이 그에게서 상자를 빼았아, 바닥 위에 내려놓고 열어보았다. 그 남자의 눈이 크게 떠졌고, 그의 입이 떡 벌어졌고, 그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아우두반은 탄식했고, 그의 주머니 안에 손을 뻗어, 작은 원격 조종 장치의 버튼을 눌렀다.

상자가 타오르는 불빛으로 밝게 빛났다.

*

그의 교파는 정화 의식의 일부로 페도(Fedo)를 이용했다. 그는 이제 그가 가까운 미래에 행할 일로부터 스스로를 정화하기 위해 그것들을 이용할 예정이었다.

그는 발가벗고 추위에 떨며 배의 주 복도에 드러누웠다. 그는 그의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이상한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그의 환영 속에 떠다녔지만, 이는 상관 없었다. 페도들은 안내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결국, 그들이 왔다.

*

작별이었다. 관계의 단절이었다. 아우두반의 친구들은 더 이상 그와 대화하지 않았고, 그의 가족들은 그를 집 밖으로 쫓아냈다. 그가 아마르에 매혹당한 것은 적을 알기 위해선 좋기 때문에 모두들 괜찮다고 여겼지만, 그 매혹이 열정으로 변했을 때, 상황은 바뀌었다.

그는 아마르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더 명확하게는, 그는 그녀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종교적 신념과 신앙심이 담긴 복음은 그를 감동시켰고, 그가 그녀에게 편지를 썼을 때, 그녀가 응신했고, 그는 그의 인생이 새롭게 시작되는 기분을 느꼈다.

눈이 그의 장화 아래에서 자박거리는 소리를 냈고, 우주선 앞쪽에 눈부신 빛이 반사됐다.

그는 지금 떠나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위해.

*

배는 거의 내파되어 있었다. 배의 절반이 통제불능이었고, 하부 구조의 대부분은 폭풍 속의 종잇장처럼 조각조각 찢겨나가 있었다.

선원은 죽어버렸고, 그의 신체는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지고 불타 온 선체 내부에 흩뿌려져 있었다.

사나다(Sanada)도 죽었다. 폭발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아우두반은 그녀의 방 안에 남겨진 그녀를 찾았다.

*

배의 내부 중심부 깊숙한 곳은 윙윙거리는 기계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아우두반은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가끔씩 중장비의 도움을 받으며 각각의 리그를 알맞은 위치에 끼우고, 비틀고, 자르고, 망치질했다. 이것은 매우 못생긴 작품이었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

수많은 나날 동안 방문한 열 번째 정거장에서 그들은 또다시 도망쳐야만 했다. 그들은 지쳐있었다. 매번 그들은 분노한 항의자들에 의해 쫓겨났다. 그들은 사나다와 추종자들이 전도하는 종말론적 계시 속, 극단적인 복음을 요구하는 절망의 시간들을 깨닫지 못하는, 화가 난 사람들이었다. 그들 항의자들의 일부가 아마르인이라는 사실은 아우두반을 더욱 실망시켰다. 한두명이 그가 민마타인이라고 질책하는 것에 대해서 아우두반은 신경쓰지 않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의 분노를 사나다에게 집중시켰고, 그녀의 광신적 행동과 극단론을 비난했다. 아우두반은 그것을 견딜 수 없었다. 계시에 반대하여 타당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대신에, 그들은 아름다운 전령에게 열변을 토했다.

사나다의 추종자들은 이러한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 이미 작았던 집단은 이제 더욱 줄어들었다. 아우두반의 이미 열렬했던 신앙심은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더욱 커져갔다.

그들이 열 한 번째 정거장에 도착했을 때, 처음 출발했을 때보다 선원들의 수가 3분의 1로 줄어들어 있었고, 뒤따라오던 몇몇 지원 선박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

호흡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었다. 아우두반은 여전히 움직이고 생각할 수는 있었지만, 그가 그의 머리를 조금만 빨리 움직여도 갑판 전체가 빙빙 돌기 시작했다.

그는 유일한 인간 생존자였다. 하지만 페도들은 단순히 살아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번창하기까지 했다. 그들을 봉쇄하는 장막이 부서졌고, 이제 그들은 선원들의 신체 조각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며 배 위를 온통 기어다니고, 번식하고 있었다.

*

아우두반은 페도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배의 쓰레기 활송 장치가 구부러지고 엉망으로 망가졌기 때문에, 그 생물들이 수많은 쓰레기를 제거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보통 쓰레기들은 불태워 재로 만들어 폐기물로 바뀌었었다. 이제는 페도들이 그것을 먹었다.

저장실에는 사나다의 선원들이 다른 선박들에서 훔쳐온 미사용 리그들이 몇 개 있었다. 리그는 실드나 무기 제어 같은 다양한 하부 시스템의 출력을 증가시켜주고, 한 번 삽입하면 다시는 제거할 수 없는 영구적인 개조 도구들이다. 삽입은 되도록이면 자격 있는 전문가에 의해 통제된 상황에서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었다.

그들은 자격 있는 전문가들이 없었고, 통제된 상황 또한 확실히 아니었다. 아우두반은 그 물건을 어디에 연결해야 하는지는 알 만큼의 기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조금은 있었지만,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는 리그 몇 개를 집어들었고,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로 배의 심장부로 향했다.

*

배의 대기 제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아우두반은 대기 제어가 완전히 고장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이 가장 가까운 정거장으로 간신히 돌아갈 만큼 충분한 양이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더 이상 그에게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하나도 없었다.

*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거에요.” 그가 절망 속에서 말했다. “나에겐 당신이 한 것처럼 우리의 계시를 전달할 방법이 없어요.”

그녀는 침묵했다.

“나는, 나는 정말로 내가 당신에게서 본 것을 우리가 그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길 바래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우린 그럴 수 없어요.“

“나에게서 무엇을 보았어?” 그녀가 물었다. 그가 머뭇거리자, 그녀가 더 부드러운 어조로 덧붙였다. “넌 그것을 어떻게 보았어? 말을 능가해 너를 움직인 것이 뭐였어?”

그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당신 안의 빛이에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나는 당신을, 당신의 얼굴을, 당신의 두 눈을 보았고, 당신은 순수로 가득찬 내면의 빛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빛이 비추어진 모든 것이 당신의 일부가 되었어요.”

“훌륭한 말이야.” 그녀가 말했고, 그는 미소지었다.

“한 번 적어본 적이 있어요.” 그는 설명했다. “아직 기억하고 있죠.”

“그럼 우린 그들에게 빛을 보여줘야겠네.” 그녀가 말했다. “나에게로부터 비쳐나오는 빛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방법을 궁리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때, 그는 손전등을 보았다.

*

배의 심장부로 향하는 길에 그는 페도 우리를 지나쳤다. 페도는 위장과 두꺼운 고기 조각 같은 더듬이와 신경계를 합쳐놓은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소형 잡식 동물이다. 그들은 시력도 청력도 없어 냄새만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주식이 밀폐된 선박에 늘상 쌓이는 폐기물들로 이루어져 있어 함선 청소에 널리 이용된다. 그들은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독립된 우리에 보관되는데, 그렇지 않는다면 그들이 끊임없이 번식해 배를 가득 채을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은 페도에 대해 비난을 늘어놓지만, 우주에 장기간 거주할 때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아우두반은 그들의 우리 앞에 웅크리고 앉았다. 그들이 꿈틀거리고 흔들거리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평온해졌다. 그는 사람이 이런 미물보다 더 많은 쾌락을 느끼는지, 사람 마음의 복잡성이 삶 속에서 더 깊은 종류의 향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지 알고싶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단순함이 쾌락의 열쇠일지도 몰랐다. 어느 경우에는 페도와 같은 생물들이 쾌락의 해결법일지도 몰랐다. 그들은 복잡한 감정들이나 의심에서 자유로워, 인간보다 더 순수한 종류의 쾌락도 느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그의 상황이 과도하게 복잡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돈이 필요했고, 그들은 이것을 해적들로부터 얻어야 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강력한 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는 바로 여기에 그 해답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명료한 것이었다. 다른 것들은 단지 시간낭비일 뿐이었다.

그는 손에 리그들을 들고 걸어갔다.

*

어느 날, 사나다가 그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우린 그들에게 빛을 가져다줘야해.” 그녀가 말했고, 그의 머릿속에 그녀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라도.”

 “난 할 수 없어요.” 그가 말했다. “난 할 수 없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넌 그럴 필요 없어.” 그녀가 말했다.

 그는 조용해졌다.

 “내가 그들에게 빛을 가져다줄거야.”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난 네 도움이 필요해.”

 오염된 공기와 페도의 악취의 아지랑이 속에서, 그는 그의 마음을 비우려고 애썼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요?” 그가 물었다.

 “내가 말하게 도와줘.” 그녀가 말했다.

 *

 먹을 것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페도들이 풍기는 악취는 엄청나게 증가했다. 아우두반은 악취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산소 부족의 증가와 합쳐져 그가 야릇한 기분이 들도록 만들었다. 정말로 야릇했다. 

* 

그가 리그들을 알맞은 장소에 장착했을 때, 그는 도구들을 치웠고, 사나다에게 조용히 기도를 한 후, 통제실로 향해 중앙 제어대 앞에 앉았다. 그는 단 한 순간도 선원으로 일한 적이 없었지만, 그는 그들이 하는 것을 보았고, 어떤 버튼을 눌러야 작동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버튼 하나를 눌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의자에 도로 앉아, 눈을 문지르며 다음 해야할 일에 대해 생각했다. 

그 때, 그는 어딘가에서 스파크 튀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다른 스파크 소리가 들렸고, 또 다른 스파크 소리가 들렸다. 

잠시동안 완전한 정적이 흘렀다. 그러더니 리그들이 작동하기 시작했고, 경보가 울리더니, 폭발이 시작되었다. 

* 

이제는 무리 중 단 두 명만이 남았다. 나머지는 도망쳤다. 사나다는 아우두반의 도움이 있으면 배를 유능하게 지휘했지만, 그들은 선원을 위한 돈이 다 떨어졌고, 곧 무엇이든 생각해내야만 했다. 

사나다가 잠든 동안, 아우두반은 거주 구역을 몰래 빠져나와 저장실에 들어갔다. 그 곳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얻은 장비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가져다 팔 계획이었지만 어느 정거장도 그들이 정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남아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주 해적들과 싸워 그들의 현상금을 청구하는 것 뿐이지만, 선원은 숨겨둔 최정예 조종사 같은 것이 있는게 아니라면 이 배로는 전투를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사나다는 최근 그에게 그녀가 희망을 잃어가고 있으며, 거의 포기하기 직전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우두반은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두지 않았다. 

*



세계의 종말이었다. 타락과 치욕, 최후의 실수, 용서할 수 없는 어둠으로의 추락이었다. 

아우두반은 사나다의 머리를 그의 팔로 흔들어 어루었다. 그녀의 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



그의 교파는 종교적 명령에 의해 제거되었다. 분명 그들은 아마르인들에게조차 너무 극단적이고 과격파였지만, 사나다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다시 별들을 돌보며, 복음을 전파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불행하게 여겼지만, 아우두반은 말 없이 그녀를 따랐다. 그는 그가 전에 사랑한 그 누구보다도 사나다를 사랑했다. 이 사랑은 언어를 초월하고, 감정 또한 거의 초월한 순수한 사랑이었다. 생각과 행동에 구애받지 않는, 실존하는 힘처럼 느껴질 만큼 그의 안에서 맹렬히 타오르는 사랑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모든 것이 진실이고,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은 옳은 일이었다. 

* 

머릿속에 그녀의 지시가 메아리치는 상태로, 그는 배를 정거장을 향해 몰기 시작했다. 선박은 잔해나 다름없었고, 아우두반은 사나다의 머리가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세관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지만, 그는 시도해야만 했다. 

페도들이 그의 위로 기어올랐다. 그들이 풍기는 악취가 향수처럼 느껴졌다. 

*

그는 페도의 등에 있는 탄산칼슘 등성이의 첫 번째 것을 긁었다. 페도는 흥분해서 그의 가슴 위로 더 높이 기어올랐다. 그는 계속 긁었지만, 그의 손가락들은 미끄러져 페도의 부드러운 살점을 찔렀다. 페도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이것이 쾌락에 몸을 떨고 있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그는 톱니꼴의 연골 조직이 작게 줄지어 있는 그들의 조잡한 입들이 음식물을 찾아 그를 깨끗하게 빨아대는 것을 느꼈다. 

그가 긁어주었던 페도는 이제 그의 오른쪽 젖꼭지에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 

그는 손전등을 삽입하고 나서 그 발광장치를 상자 안에 넣었다. 그는 이것에 원격 조종 장치를 달아두었다. 

그는 시험삼아 원격 조종장치를 눌러보았다. 

사나다의 눈이 빛으로 밝게 빛났다. 

한줄 요약

사이비종교에 가입한 주인공이 교주 도우려고 리그 달다가 배 터쳐먹고 혼자 살아남아선 환상에 사로잡혀 교주 모가지 잘라서 안에 손전등 넣어가지고 스테이션 가서 불킨 이야기이다.

크로니클/페도의_노래.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8/04/15 09:46 저자 59.30.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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