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머헤드는 점화를 개시하면서 간절한 목소리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영광스러운 몇 초가 지나자 진동자 축전지 유닛(Oscillator Capacitor Unit)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순간 무엇인가 갈리는 듯한 소리가 그의 고막을 강타했다. 그는 한숨을 쉰 다음 소리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발전기에게 다가갔다.
“이 빌어먹을 자식!” - 그가 소리질렀다.
확실히 소리는 발전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전력이 부족한 모양이다. 그 다음, 높은 음의 비명이 갈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발생하더니 곧바로 잠잠해졌다. 이렇게 결함이 많은 물건인데 안전통상위원회가 판매 허가를 내줄 리 없겠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뒤이어 시뮬레이션의 종료와 더불어 소음이 멈췄고, 그는 담배를 꺼내들었다.
해머헤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메일 박스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갈수록 메일 박스에는 잡다한 메시지들이 날아들어왔다. “파토르의 스타게이트가 오프라인 상태, 아리다의 센트리 건에 불량 코드 발견, 카메라 드론들이 맛이 감(flake out)…끝이 없군” 담배 연기가 공기 중으로 사라지는 동안 그는 생각에 잠겼다.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애쓰면서, 그는 다시 시뮬레이션을 검토했다. 왜 부속품들이 항상 2500GHz에서 망가지는지 분석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혹시 이걸 내 헤론에 장착할 수 있을까…그러면 보안 지역이 좀 낮은 지역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을텐데”
분석 보고서에 집중하던 그는, 대체 왜 부속품들에 충분한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전에 행해졌던 모든 테스트들은 희망적이었는데 말이다.
그는 여기서 분석을 그만두기도 결정했다. 왜냐하면 다른 프로젝트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에게는 동료 톰과 함께 신경 연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완성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었다.
매일 해머헤드는 콩코드의 많은 부서들과 접촉해야 했다. 안전통상위원회는, 기타 다른 콩코드의 부서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규정들과 관료주의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신제품의 거래를 공식 허가하는데 있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모습을 보였다. 제품들의 출시 절차를 밟는 것 외에도, 제품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그의 스케쥴은 항상 팍팍했다. 그는 통신 채널을 열어 여행자(Traveler)와 접속한 뒤 신호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왜, 해머헤드? 일은 잘 돼?”
여행자는 사실 이슈코네 사의 연구원으로써, 조종사들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었다. 해머헤드는 연구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장난감들을 가져왔고, 또한 시간당 보수를 받기 때문에 일이 안돼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인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미안. 시뮬레이션을 몇번 돌려봤는데 결과가 안 좋게 나와. 아마도 이 프로젝트를 완료하려면 사흘이 걸릴 것 같애. 맞는 변수가 하나도 없을 뿐더러 전력 공급은 계속해서 불안정하더군.”
해머헤드는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최근에 내가 너랑 통신했을 때는 입자 가속기의 효율을 20%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안전통상위원회의 판매 허가서를 받기 위해 너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해머헤드는 다시 스스로에게 한숨을 내쉰 뒤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 날은 월요일 아침이었고, 또한 끝이 안 보일 것 같은 일주일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