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AUR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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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빌스 중위는 제자리에 멈춰 서더니 데이터패드를 밑으로 내린다. 근처의 열려 있는 문에서 나오는 이상한 냄새가 그의 관심을 끈 것이다. 그가 문을 활짝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어둑어둑한 창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에는 상자 하나가 개방된 채 바닥에 놓여 있었고, 중위는 두려운 마음으로 상자 내부를 살펴본다. 곧바로 그는 무엇인가를 집어든다 . 어두운 색깔의 시가이다

“불이 필요하나?” 깜깜한 방의 한 구석에 늙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순간 작은 불빛이 타올랐고, 이와 동시에 상자들과 컨테이너들의 그림자가 어둑한 창고 안에서 춤을 춘다. 펄쩍 뛰어른 청년은 바닥에 데이터패드를 떨어트린다. 그는 다시 심란한 표정으로 어수선한 창고를 구석구석 둘러본다.

“이거 대체 뭡니까?”

한숨을 크게 내쉰 그는 자신의 시가를 집어든 다음 불빛에 끄트머리를 갖다 댄다.

“어디서 나온 거죠?”

“세르펜티스. 아니면 그 근처 어딘가에서 발견했겠지”

타라이니스는 입체영상 자료를 담은 대형 나무 박스에 등을 기댄 채 시가의 연기를 내뱉는다.

“아마도 범죄자들 물건이겠지만…확실히 걔들은 인생에 뭐가 필요한지 알고 있어”

빌스는 잠시 늙은이를 바라보다가, 다시 자신의 시가로 눈길을 돌린다.

“그렇다면 이것은…어, 위조품이겠네요. 맞습니까? 그런데 만약 이걸 들키기라도 하면 저희는…”

곧바로 친구는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게, 신참 나으리. 이 정거장에서 나보다 직위가 높은 사람은 몇몇 말고 없어”

그는 빌스를 향해 도넛모양으로 연기 내뿜는다.

“참고로, 이 물건들은 아예 존재하지 않아”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자네의 동료들 중 몇몇이 세르펜티스 프라임에서 신경 부스터를 싣고 나오는 화물선을 적발했지.

그러면서 그는 시가 박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것들도 거기에 있었어. 비록 적하목록에는 없었지만 말야… 걔들도 이게 어디서 나왔는지 몰라서 결국 AURORA의 손에 넘어갔지. 이 화물이 다시 또 발견되지 않는 한, 그들은 우리가 이걸 어떻게 하든지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아”

말을 마친 그는 깊게 연기를 내뿜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걸 태워버리고 있는 중이지”

중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예전에 AURORA라는 명칭을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릅니다. 혹시 해당 명칭이 무엇의 약자인지 아십니까?”

“복구, 관찰, 기록, 분석을 위한 보조 협회(Auxiliary Union for Rallying, Observation, Recording, Analysis)”

“아…그렇군요.”

빌스는 또 다시 창고 내부를 둘러본 다음 말을 계속했다.

“그러면 이 모든 게 무엇을 의미하는 거죠?”

질문을 받은 타라이니스는 히죽히죽 웃는 얼굴로 근처에 설치된 터미널을 향해 다가간다. 문득 터미널의 화면이 켜지더니 정거장의 주요 통로들을 보여준다. CONCORD 직원들이 각자의 목적과 주제를 가지고 어디론가 바삐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저들이 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지. 틈새 사이에 끼어버린 임무들이라고나 할까”

그는 시가의 끄트머리에 재를 털어낸다.

“처음에 우린 정보 수집으로 시작했고, 올바른 정보를 올바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었지.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냥 역사학자가 되어버렸다네 -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네만”

타라이지스는 겹겹히 쌓인 나무상자들을 가리켰다.

“보이지? 이 데이터 저장장치들은 기록소로 보내질 예정이야. 저기에 뭐가 담겨 있는지 알면 꽤 놀랄 거다… 파사리 전투를 담은 영상 기록물이야. 지난 밤에 있었던 클래쉬 경기 점수하고 보건 위원회 회의 장면들도 있지.”

젊은 청년은 기침을 한 번 하고서는 좀 더 주의 깊은 태도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런 것들이 대체 왜 필요합니까?”

“앞으로 어떤 자료가 누구한테 중요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네. 따라서 우리는 모든 것들을 수집하지”

“그리 나쁜 직업은 아니네요”

중위가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최소한 당신은 각종 흥미로운 정보들을 볼 수 있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단번에 내부 항성계들을 몇 시간 내로 순찰한다는 건…”

타라이니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로 그게 문제야. 우리는 오로지 올바른 자에게 올바른 정보만을 주어야 해”

그는 몸짓으로 화면을 가리킨다.

“저들을 봐. 저들은 모두 특정한 목적, 임무를 가지고 있어. 본래 정해진 담당 영역에서 단 일 센치라도 벗어난 자료를 주면, 저들은 이에 대해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아. 그러면 해당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 게 되는 거지.”

늙은이는 도로 화면을 꺼버렸다.

“이게 바로 AURORA가 생겨난 이유지. 모든 일을 다루는 부서란 실질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고, 따라서 우리가 대신 잡동사니를 모으게 된 거야. 그런데 자네 말도 어느 정도는 맞아…꽤 흥분되는 직업이지. 어느 날은 밀수의 흔적을 쫓다가, 다음 날에는 결혼식 주례를 설 수도 있고”

잠시 미소를 짓던 중위는, 등을 뒤로 젖힌 다음 시가를 빨아당겼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저는 잘못된 곳에 와 있는 거군요”

그는 문득 데이터패드를 살펴보더니 자리에 일어났다.

“원래는 3번 격납고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고 싶군요”

타라이니스는 가볍게 웃음을 터트린 뒤 도로 그림자 속으로 몸을 기울인다.

“걱정하지 말게…우린 또 다시 만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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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번역 출처 : http://www.joysf.com/44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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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번역자 : 헥사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