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주 산업은 이브 세계의 거주민들에게 있어서 점점 매력적인 분야가 되어가고 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직 극소수만이 해당 산업에 종사했지만, 오늘날 그 숫자는 수 만 혹은 수 십만에 이르고 있다. 매일 세계 어디에선가는 신생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이들은 마치 폭풍과 같이 우주를 접수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디오코어(DioCore)도 이러한 회사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약 5년 전 두 명의 형제에 의해 설립된 디오코어는 한 때 자금도, 직원도, 미래도 전혀 없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형제들은 그저 무기력하게 앉아만 있지 않았다 : 그들은 우주선 운용 및 인간관계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갔으며, 마침내 중요한 연줄을 몇 개 만드는데 성공한다. 디오코어의 주요 사업은 바로 설계도 연구였는데, 본 기업의 설립자들은 드론과 관련하여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대다수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들을 청사진으로 구체화시키려 했다.
마침내 이들은 투자 회사 마인드칠(MindChill)의 주목을 이끄는데 성공하는데, 해당 사업체는 주로 우주 산업과 연관된 신생 기업들에 초점을 맞춘, 갈렌테 연방 기반의 벤처 투자 기업이었다. 마인드칠의 도움으로 말미암아 결국 운영 재개에 성공한 디오코어는 자신들의 첫 연구 시설을 우주에 지을 수 있었고, 나중에는 연구소 두 개가 더 추가되었다. 외부로부터 자금을 확보한 디오코어 형제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생각을 실행으로 옮긴다. 초기에 생산된 몇몇 청사진들은 매우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거기에서 뭔가를 실제적으로 구현해내지는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들의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곧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 형제는 포기하지 않았다. 본 프로젝트는 또한 몇몇 잠재적인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고, 디오코어 이사진은 그 중 일부와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하지만, 모두 회사가 청사진 연구를 완료한다는 조건 하에서였다.
형제가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투자 자금을 물색하는 동안, 뒷면에서는 일종의 음모가 꾸며지고 있었다. 본 프로젝트에 초창기부터 참여해온 마인드칠은 디오코어가 현재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따라서 회사에 필요한 자본금을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한다. 얼핏 보면 모든 것이 잘 굴러가고 주주들도 평화로운 나날을 지내는 듯 싶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고 아무런 소식이 없자 디오코어 이사진은 마인드칠에게 속히 자금 조달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마인드칠은, 현재 주요 계약들이 체결되고 있는 상태이며 빠른 시일 내에 투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사실 저들은 원래부터 사악한 의도를 품고 있었다. 곧 디오코어가 현금 흐름 문제를 안고 있다는 루머가 퍼지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일부 투자가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마인드칠은 은밀한 방법으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저가에 매수한다. 자본금 마련이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그들에게 있어서는 주식의 대량 매입이 점점 더 쉬워졌던 것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디오코어 본부에서는 비상 임원 회의를 소집했고, 결국 저들의 진정한 계획이 밝혀지게 된다. 회사가 거의 파산 직전에 다다른 상황에서 마인드칠은 일종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해당 제안에 의하면 마인드칠은 아주 적은 자금으로 기업의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며, 비록 그 정도의 투자금만으로도 연구 프로젝트를 완료하여 드론 판매 계약을 이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이익은 거의 전부 마인드칠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쉽게 항복할 의사가 없었던 디오코어 이사진은 계획을 하나 세우기에 이른다. 당시 마인드칠이 제안한 주가는 너무나도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항할 만한 자본을 모으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었다. 곧바로 디오코어 이사진의 지원을 받고 있었던 어떤 한 개인 투자가가 다른 방안을 제시한다. 이 새로운 방안은 대부분의 주식들을 회사 내에 그대로 남겨두는 대신 마인드칠의 주주권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는데, 왜냐하면 주식의 가격이 아주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제 디오코어의 임원진은 해당 사안들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해야만 했다. 문제는 마인드칠이 이미 거기에 존 몬도라는 이름의 유명한 갈렌테인 벤처 투자가를 회사 임원 자격으로 앉혀 놓았다는 것이다. 몬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임원들에게서 지지를 얻어내기에 바빴고 그 중 누구도 어떤 방안을 채택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심각한 갈등이 초래되었으며 디오코어의 지배권 쟁탈을 위한 싸움은 위험한 수준에까지 도달한다. 본 기업의 주요 시설들에는 혹시라도 있을 파괴 공작을 방지하기 위해 용병들이 배치되었고 회사 임원들은 오직 고도로 훈련된 전투기들의 호위 하에서만 항성계 사이를 이동했다. 이제 표 하나는 그 표를 찍는 사람의 목숨보다 훨씬 더 가치가 많이 나가게 된 것이다. 디오코어 본사에서 마침내 개최된 이사회도 마치 일국의 군대를 연상케 하는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되었다. 투표 결과는 5대 6으로 개인 투자가의 승리로 끝났으며, 이렇게 해서 회사는 경영권 인수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이후 3개월이 지나자 디오코어는 자신들이 개발한 고품질 드론으로 대박을 터뜨리기에 이른다. 오늘날 이 기업은 매우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으며, 주식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장기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