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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방법 - 갈렌테

Methods of Torture - The Gallente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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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비가 내렸다. 이 행성의 이쪽 지방은 보통 이렇게 궂은 날씨였다. 지금은 밤이고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의 볼일을 마치고 따뜻하고 안전한 침대에 누워있을 시각이었다. 바깥에는 찻길 옆 하수구 거름망에서 수증기가 올라오고, 빗방울이 후드득 후드득 돌바닥을 때렸다.

어딘가에서 철벅철벅하는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시배스천은 달리고 또 달렸다. 허파가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숨을 들이켤 때마다 불덩이를 목구멍 속으로 삼키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이 두근거리고 시야는 점점 흐려졌다. 피로와 추위에 지쳐 다리는 점점 감각을 잃어갔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달렸다. 시배스천은 어떤 골목으로 들어가 전력을 다해 달려 모퉁이를 돌았다. 또 다른 골목이 나타났고 달리고 돌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골목을 이리저리 누비고 다녔다.

마침내 널빤지로 가로막힌 막다른 골목 앞에 시배스천이 멈춰 섰다. 널빤지에 기대서서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숨을 들이켰다. 빗방울이 인정사정없이 그를 때렸다.

그자들이 나타났음을 인지할 만한 어떤 소리나 징후도 없었다. 시배스천은 단지 등에 무언가 찔리는 느낌을 받았을 뿐이지만 갑자기 현기증이 몰려왔다.

시배스천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고 눈앞은 어두워졌다.


처음으로 감지한 것은 냄새였다. 땀 냄새, 쓰레기 냄새, 역겨운 단내 등. 하지만 그 여러 냄새를 뚫고 풍겨오는 어떤 강하면서도 희미한 냄새가 났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시체 세정제 냄새였다.

시배스천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양손은 등 뒤에, 양발은 의자 다리에 묶여 있었다. 머리는 어딘가에 고정된 느낌이 들었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시야는 여전히 희미했고 불빛은 어슴푸레했지만 방 안에서 누군가가 어디에 앉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누구 있어요?” 시배스천은 용기를 냈다.

아무 대답이 없었다.

“저기요. 이게 무슨 사고가 난 거라든가-”

“아니지.”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다소 길게 잡아 늘인 억양의 굵은 남자 목소리였다. 발음은 '아아니이지이.'에 가까웠다.

“이게 사아고오인줄 알고 있네. 여기서 뭐 하는지 모르나 봐.” 높은 억양의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곧 알게 되겠지.” 세 번째 목소리가 들렸다. 이 사람은 시배스천의 목덜미 뒤에 있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아주 차분한 목소리였다.

시배스천은 누군가가 일어서는 소리를 들었다. 땀 냄새가 물씬 풍겨왔지만 싫은 기색을 내비치지 않으려 애썼다. 희미한 모양의 어떤 것이 시배스천의 앞에 무릎을 꿇자 찰칵하는 기계음이 그 무릎에서 새어나왔다. 시배스천의 어깨에 손 하나가 얹혔다.

“자넨 그동안 많은 일을 했어. 우리 친구. 우리 멋진 친구.” 최초로 말을 꺼냈던 자의 목소리였다. “정말 많지.”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 덕에 정말… 정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 그거 알아? 정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

시배스천의 눈에 초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배스천 앞에 있는 남자는 근육이 막 지방덩어리로 변하기 시작한 작고 땅딸막한 사람이었다. 머리칼과 턱수염은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옷도 단정했지만 지저분하고 꾀죄죄했다. 그의 눈은 피곤해 보였다.

그 방에는 두 사람이 앉아있는 탁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마치 살아있는 젓가락 같았다. 깡마른데다 다 떨어져 가는 신발에 누더기 바지를 걸치고 있었다. 셔츠는 단추가 풀려있어 그 안에 있는 닭장 같은 갈비뼈가 다 드러나 보이는 게 마치 빵 굽는 틀을 연상시켰다. 짧은 머리카락은 바짝 솟아있었고 눈은 커다랗게 뜬 채 깜박거리지도 않았다. 그 남자는 윗니를 다 드러낸 채 웃고 있어 시배스천도 훤히 드러난 잇몸을 볼 수 있었다.

탁자에 앉아 있던 또 다른 한 사람은 단정하면서도 깔끔해 보였다. 의자에 등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있었지만 나름대로는 편안한 자세를 즐기는 듯했다. 움직임은 부드러우면서도 기계처럼 정확했다. 그는 오른손에 작고 기다란 금속 물체를 쥐고 굴려대고 있었다. 시배스천은 이 남자를 침묵인간이라 이름붙이기로 했고 차가운 돌덩어리 같이 생긴 정반대의 다른 사람을 미치광이라 이름 불이기로 했다.

바로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그나마 인간같이 생기긴 한 세 번째 남자는 적당히 붙여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평범하게 카를루스라 부르기로 했다.

카를루스가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동안 여기서 지내게 될 거야.” 카를루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우리가 자네랑 무슨 일을 해결할 수 있는지도 알아볼 생각이지. 자네가 우리한테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우리한테 이야기를 좀 해줬으면 좋겠어, 친구. 자넨 똑똑하니까 제대로 답을 할거라고 예상해도 되겠지.” 카를루스는 탁자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 의자를 하나 끌어내 앉았다.

미치광이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일어서서 말했다. “이제부터 좀 재미있어질 거야. 이게 뭔지 알아? 보통은 호두까기라고 부르지만 그렇다고 호두 까는데 쓰지는 않을 거야. 차라리 악어이빨이라고 부르는 게 좋겠어. 이게 좀 아파. 아 이런, 얼마나 아플까? 그럼, 내가 이제 보여줄게.” 미치광이는 시배스천의 새끼손가락을 잡아 팽팽히 당긴 채 악어이빨에 끼웠다. 시배스천이 손가락을 빼내려는 헛된 수고를 했다. “나도 알아, 나도 알아.” 미치광이가 이를 드러냈다. “만약에 이걸로 해결이 되기만 하면, 이다음부터 할 거에 비하면 이건 별로 아픈 것도 아니야.” 미치광이가 악어이빨을 강하게 내리눌렀다. 우드득하는 무거운 소리가 났고 시배스천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미치광이가 소리쳤다. “겨우 손가락 하나에 뼈가 이렇게 많은 거 알고 있었어? 상상한 것 이상일걸! 나머지도 우리가 다 찾아줄게!”


뼈마디 몇 개가 더 부서졌고 그 중 하나는 시배스천의 피부에서 떨어져나와 거의 토막이 나듯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침묵인간이 말없이 미치광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서 침묵인간은 시배스천에게 기대고 말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이건 지금 즉시 그만둘 수도 있어. 저 친구가 벌써 말했듯이 우리가 하는 이건 언제든 끝낼 수 있다고.”

“어떻게요?” 시배스천이 울면서 헛구역질을 했다. “뭐든지 할게요! 훔쳐오라면 훔쳐올게요! 누굴 죽이라면 죽일게요! 해달라는 건 다 할게요! 말만 해주세요, 제발, 다 할게요!”

침묵인간이 메스꺼운 듯 시배스천을 쳐다보며 말했다.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눈이 보이나? 앞이 보여?”

시배스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한번 보자고. 좋아. 가져와 봐.”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배스천은 무거운 머리를 들어올려 카를루스가 수레에 물건을 실은 채 밀고 들어오는 걸 보았다. 하지만 그 수레에 뭐가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수레가 시배스천의 앞까지 굴러들어왔다. 침묵인간이 수레에서 가느다란 금속 봉을 집어들고 말했다. “여기 이건 보통 구멍 뚫는 데 쓰는 물건이지. 그런데 나는 이걸로 다른 것들을 좀 건드려 보려고 해. 왜냐면 장갑 없이 맨손으로 하기는 정말 싫거든. 저 수레 아래쪽 선반에 있는 병에는 여러 가지 화공약품들이 들어있지. 저기 푸르스름하게 생긴 초록 약품은 피부에 바르는 거고, 저기 노란 건 상처를 벌리는데 쓰지. 얼마나 화끈거릴지 상상도 못 할걸.”

“자, 그 옆에 튼튼해 보이는 검정 상자 말이야. 전선 몇 가닥이 나와있는 저건 소형 발전기야. 전선을 꼽을 수 있는 곳은 아주 무궁무진하지. 그 옆에 반투명한 커다란 플라스틱 상자 말이야. 저기에는 주사기와 주삿바늘이 들어있어. 다 예전에 쓰던 것이고 꽤 더럽긴 한데, 우린 별로 신경 쓰지 않지.”

침묵인간은 수레의 위쪽 선반을 가리켰다. “기본 장비는 이쪽이야. 수술칼들 보이지? 이 작은 녀석이 난 참 마음에 들어. 여길 봐봐.” 금속 봉으로 칼날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할 수술칼 하나를 가리켰다. 펜촉처럼 생겼다. “가끔가다 우리 손님 중에 눈을 감는 사람이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 필사적으로 무시하려는 모양이지. 그럼 눈 떠 달라고 조를 필요없이 죔쇠랑 막대랑 나사 같은 걸로 눈꺼풀을 떼버리는 거지. 간단하지, 편리하지, 귀찮은 일 안 해도 되지.”

“저 수술칼 말고 그냥 일반 칼이나 그 외 여러 가지 뾰족한 것들도 물론 있지. 전체적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게 보일 거야. 뾰족하고 날카로운 이쪽에서부터,” 침묵인간이 수레의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금속 봉으로 다른 쪽을 가리키며, “그보다 급수가 좀 낮은 것들, 여기 이 두루뭉술한 장비들까지. 물론 다 멀쩡하게 잘 쓸 수 있는 것들이야. 예를 들면 말이지, 이걸 봐봐.”

침묵인간은 금속 봉을 내려놓고 큼지막한 철제 물체 두 개를 양손에 들어올렸다. 하나는 마치 창처럼 생겼고 다른 하나도 비슷하긴 하지만 까맣고 커다란 덩어리가 끝쪽에 달렸다. “이건 망치라고 하고, 이쪽은 끌이라고 하지. 둘 다 묵직해서 좋아. 왜냐하면 둘 다 제대로 쓰려면 힘을 좀 주어야 거든. 이 끌을 자네 관절 같은 곳, 이런 곳에다가 갖다두고,” 침묵인간은 시배스천 쪽으로 몸을 기울여 팔꿈치 안쪽에 끌을 갖다놓고 망치 머리를 끌 머리에 부드럽게 올려놓으면서 내리칠 동작을 취했다. “그리고 망치에다 힘을 최대한 줘서, 이렇게, 자네 관절 쪽으로 망치를 내리치는 거지. 진짜 멋진 광경이야, 정말로.”

침묵인간은 물건을 도로 수레에 넣어두고 다른 것을 집어들었다. “이건 집게야. 이 끝쪽이 무슨 특이한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는 게 보일 거야. 따로 용도가 있는 거지. 끝쪽에 뾰족한 침이 박혀 있는 게 보여? 자네 혓바닥에다 쓸 거야.”

“물론, 아직은 중지시킬 기회가 있어.” 침묵인간이 덧붙였다. “우린 질문에 답이 필요할 뿐이야.”

“어떤 질문이죠?” 시배스천이 울음을 멈추며 말했다. “뭐든지 해주세요.”

“자넨 우리를 어떻게 도와줄텐가? 그게 다야. 그게 질문이야. 우리가 자네의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전…” 시배스천이 입을 열었다. 세 사람이 조용히 시배스천 앞에 다가와 섰다. “전 몰라요.”

침묵인간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넨 이제 정말로 끝장이군, 걱정이야. 이제 진짜로 한번 시작해 볼까?”

침묵인간은 탁자로 가서 아까부터 굴리고 있던 작은 금속 물체를 집어들고 무의식적으로 달랑달랑 거리며 시배스천에게 돌아왔다. 공포감에 빠진 시배스천은 그것이 긴 철못임을 알아챘다. 철못 끝쪽에는 까만 얼룩이 져 있었다. “원하는 게 뭐에요?” 시배스천이 말했다. “제발, 얘기 좀 해주세요. 뭐든지 다 말할게요. 원하는 게 있으면 얼마든지 갖다 드릴게요.”

“질문은 저 친구들이나 내가 이미 한 것 같은데,” 침묵인간이 말했다. “헌데 답변할 생각조차도 않았잖아. 자네가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 우리한테 무얼 기대하는 건지 모르겠군.”

“나로서는 말이야, 지금… 이걸로,” 침묵인간이 철못을 손에 쥐고 앞뒤로 돌려대며 말했다. “여기 이걸로 이제 시작할 거야.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할거야. 아마 몸 어느 한 곳도 성한 데가 없을 거야. 여기 이 녹슬고 뭉툭하게 생긴 긴 못은,” 침묵인간은 철못을 시배스천의 얼굴 쪽으로 들이밀었다. “곧 자네 눈으로 들어간다.” 끊임없는 괴성과 함께 시배스천의 오른쪽 눈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점점 깊숙이 안쪽으로 밀려 들어오는 못이었다.


마치 쐐기가 박혀 있듯 그대로 놔두었다. 끈끈한 액체가 주변에 묻어나왔고, 침묵인간이 손수건으로 그것을 닦아주었다. “못을 빼고 싶은 생각은 별로 안 들지, 그렇지?” 침묵인간이 말했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자네 머리를 고정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어. 개인적으로는 그냥 머리를 흔들어대게 놔두는 편을 좋아하기는 해. 그나마 희망이라도 있잖아. 그런데 자네는 아무래도… 하하… 못을 머리 쪽으로 더 세게 눌러버려서 못이 뇌 쪽으로 들어가게 할 것 같군. 그렇게는 못 하지.”


“아아아악! 아파아아아아! 그거 빼줘! 그거 빼줘, 빼줘, 빼줘!”

“뭘 해 줄 거지?” 그들이 소리쳤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아직 멀었군.” 그들이 으르렁거리며 계속 진행했다.


“제발요, 그쪽 손은 제발요. 이렇게 빌게요, 정말이요, 제발-”

“자넨 어떤 걸 해줄 수 있지? 자넨 어떤 걸 해줄 수 있어, 똑똑한 친구?”

“그건- 그건- 그건- 난 몰라요. 난 몰라요! 당신들이 원하는 게 뭐건 간에! 당신들이 원하는 게 뭐죠?”

“그건 답이 아니야. 일단 여기 이 손가락부터-”

“아 제발, 안돼! 제발!”


“아무래도 의식을 잃은 것 같아.”

“아닌 것 같은데. 봐, 뭐라고 아직도 중얼거리고 있잖아. 그 전선 좀 줘봐 봐. 고마워. 그거 3에다 놓고, 아니다, 4로 한번 해보자. 그럼 간다… 지금!”

“아아아악!”

“이제 됐네.”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제발요, 죽여주세요-”

“왜? 아직 반도 안 갔어.”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크아아아-”

“보여?”


“약 좀 더 쓸까? 응?”

시배스천은 이미 의미 있는 단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훌쩍이는 소리만 뱉어낼 뿐이었다.

“좀 더 써야겠네.”


일을 모두 끝마치고서 카를루스는 장비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물론 씻는 과정은 없고 치우기만 할 뿐이었다. 주사기와 주삿바늘도 가져왔던 상자에 도로 담았다. 시배스천의 머리를 들어올린 장비만 마지막으로 남았다. 시배스천의 성한 한쪽 눈도 초점을 맞추고 있기가 어려웠다. 눈앞의 모든 것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했다. 카를루스가 잘 보였다가도 곧 선홍빛으로 번지기를 반복했다.

“왜죠?” 시배스천이 말했다.

“뭐라고?” 카를루스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물건을 정리하며 말했다.

시배스천은 문장 하나를 만드는 데는 1분 정도가 족히 걸렸다. “왜죠? 원한 게 뭐였죠?” 마침내 말을 했다. 눈물도, 슬픔도 없었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원한 게 뭐였죠?”

카를루스는 조용히 남은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시배스천에게 다가와 그 앞에 쪼그려 앉았다. “정말 모르는 거야?” 카를루스가 말했다.

“몰라요.”

“내일이면 누군가가 자네 시체를 찾으러 올 거야. 우리한테 사로잡혔던 그 골목으로, 자네랑 거의 똑같을 거야. 그리고 소문이 퍼지겠지. 그럼 우리는 다른 도둑놈들이나 불청객들한테 덜 시달려도 되겠지. 자네 같은 사람들한테 방해받지 않고 우리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럼 질문은요?” 시배스천이 말했다.

“정답은 없지.” 카를루스가 대답했다. “여기,” 주사기를 집어들었다. “마지막 한방이야. 조용히 끝날 거야.” 카를루스가 몸을 기울여 시배스천에게 내용물을 주입했다. “곧 눈이 안 보이게 될 거고, 의식도 없어질 거야. 난 잠시 후에 시체를 거두러 온다.”

“고마워요.” 시배스천이 말했다.

“됐어.”

“고마워요.” 시배스천이 말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그리고 입을 다물었다.

카를루스는 잠시 기다렸다가 시배스천의 맥박을 쟀다. “화려했던 그 시절로.” 카를루스는 마지막 주사기를 뽑아내고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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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번역자 : pissup